불편한 편의점 (4) 원 플러스 원

 

1. 요약

경만은 마흔넷 나이의 회사원이다. 회사에서는 대표와 동료들에게 무시당하고 늘 과로를 한다. 그리고 가정에서는 가족들에게 떳떳하지 못하다. 그의 결혼은 처음에는 행복했지만, 점점 존재감 없는 남편, 그리고 재미 없는 아빠가 되고 있다. 그는 퇴근할 때 마다 편의점에서 참참참(참깨라면, 참치김밥, 참이슬)을 즐긴다. 힘든 인생에 그의 유일한 위로이다. 그는 편의점에서 일하는 곰같은 사내가 사장이라고 여긴다. 그 사람에 비하면 자신의 처지가 부끄럽다.

사내는 경만이 술을 계속 마시는 것을 염려하면서 옥수수 수염차를 권한다. 경만은 술을 끓으라는 말에 발끈해서 더 이상 그곳에 가지 않는다. 해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회사에서는 굴욕을 받고 집에서는 소외감을 느끼면서 경만의 자존감은 무너져 내리고 있다. 그러니 다시 술이 그리워졌다. 오랜만에 편의점을 방문했더니 사내가 야외 자리에 온풍기를 틀어준다. 알고 보니 경만을 위해서 준비하고 오래 기다린 것이다. 경만은 적어도 그곳에서 만큼은 왕따가 아니라 VIP 가 되었다.

사내는 또 옥수수수염차를 권하는데 경만은 마음이 조금 풀려 대화를 주고 받는다. 사내는 경만이 느끼는 가장의 무게를 알아준다. 경만은 엉겹결에 쌍둥이 딸 사진까지 보여주면서 회사와 가정에서의 어려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사내는 경만에게 더 이상 술을 마시지 말고 옥수수수염차를 마시면서 집에서 가족과 함께 야식을 먹으라고 조언한다. 자신도 이걸로 술을 끊었다는 것이다. 술을 안 마셔야 능률이 올라간다는 말에 경만은 또 화가 나서 일어선다. 그런데 경만은 사내를 피하기 위해서 혼술을 하지 않게 되었고 집에 일찍 귀가하면서 딸들도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경만은 가족이 무엇인지를 경험하게 된다.

어느 날 퇴근길, 경만은 여전히 사장인 그 사내가 궁금해서 들른다. 야외 테이블에는 옥수수수염차가 놓여 있다. 경만은 그것을 들고 들어가 계산하려고 한다. 알고 보니 그건 사내가 일부러 놓아둔 것이었다. 사내의 관심은 경만이 술을 완전히 끊는 것이다.

사내는 경만에게 원 플러스 원 초콜렛을 사가라고 시킨다. 알고 보니 그 편의점에서 경만의 아이들은 돈을 아끼기 위해서 좋아하는 초콜렛이 아니라 원 플러스 원 상품을 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경만의 아내가 아이들에게 돈을 아껴 쓰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사내는 경만에게 아내가 알뜰하다고 아이들이 잘 컸다고 이야기한다. 내일부터 초콜렛 사라고 딸들에게 말하라는 사내의 이야기를 듣고 경만은 눈물을 흘린다.

 

2. 책에서 한마디

술 끊고 옥수수수염차 드세요. 아까 아내분이 집에서 술 금지시켰다면서요. 옥수수수염차 드시면 떨지 않고 집에서 야식 드실 수 있잖아요. 가족과 함께.”


4. RPB의 관점으로 

경만의 모습은 이 시대 중년 남자들의 자화상이다. 그는 금수저는 아니지만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그러나 그는 갈수록 사는 것이 힘에 부친다. 그는 회사에서는 무시를 당하고 집에서도 가장으로서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그래서 그는 의지할 것이 술 밖에 없다.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의 혼술이 그의 유일한 낙이다.

그런데 독고씨가 그를 눈여겨 보고 도움을 준다. 그는 아주 천천히 경만에게 다가간다. 그는 자신이 술중독이었기 때문에, 경만의 상황이 결코 술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 독고씨는 경만을 따뜻하게 맞이해주면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술의 실질적인 대안인 옥수수수염차를 끊임없이 권한다. 그리고 가족과의 관계에 더 힘을 쓰라고 은근히 조언해 준다.

놀라운 것은 비록 독고씨에 대한 경만의 마음은 불편할 때도 있었지만, 독고씨는 한결 같은 따뜻함으로 그를 대한다는 것이다. 비록 경만이 찾아오지 않을 때에도 야외 테이블에는 그가 좋아하는 참깨라면이, 그를 위한 옥수수수염차가 놓여져 있었다.

독고씨의 도움을 통해서 경만이 마음을 열고 그 삶이 변하는 것이 감동적이다. 독고씨를 안 보려고 피하다가 오히려 가족과의 관계가 더 깊어지게 되었다. 경만은 아내와 딸들과 같이 티비를 보고 같이 치킨을 먹는다. 그리고 가족의 행복을 다시 경험한다. 매일 술을 마실 때에는 이성적인 판단조차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술로는 결코 경만의 삶이 따뜻해 질 수 없었다. 그러나 모든 곳에서 무시 당한다고 느끼던 경만이 독고의 친절에 따뜻함을 느낀다. 그리고 독고와의 만남과 대화가 계기가 되어 결국 그는 회복되었고 가족에게 따뜻한 아빠 그리고 남편이 되었다.

경만의 상처 받고 낙심한 마음이 오직 독고씨에 의해서 회복되는 것을 본다. 그의 관심과 친절과 격려가 결국 경만씨의 행복을 이루었다. 머리로는 알아도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참으로 적다. 그래서 옆에 있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만약 우리가, 단 한 사람의 어려움이라도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실질적으로 도와줄 수 있다면, 엉뚱한 곳에 위로를 바라며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따뜻함과 친절이라는 회복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세상을 바꾸는 가장 위대한 한걸음이 되지 않을까?

 

5. 적용

1) 당신은 술을 마실 때 어떤 마음이 듭니까? 어떤 면에서 술이 당신에게 위로가 됩니까?

2) 혹시 당신의 주변에 절망에 빠져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만약 그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면, 당신은 어떻게 그에게 다가가고 격려해 줄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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