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 모임 때에는 무엇을 하는가요? (나눔, 경청, 공감, 대화, 질문 그리고 종합)

 

이전 글에서는, 북클럽 모임 전에 개인적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설명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이런 의문이 드실 것입니다. "북클럽 모임 중에는 실제로 뭘 하는 것일까?" 함께 모여 커피를 마시며 가볍게 담소를 나눕니다. 저는 다른 분의 안부를 묻는 것을 좋아합니다. 우리는 서로를 보살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인도자의 안내에 따라서 본격적인 모임으로 들어갑니다. 

* 나눔과 경청

본격적인 북클럽 모임이 시작되면, 미리 준비해 오신 내용을 한 분이 나누면서 모임을 엽니다. 원하시는 분이 먼저 하실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서 인도자가 정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한 사람이 발표를 하시면, 일단 다른 분들은 귀 기울여 들으시면 됩니다. 경청은,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능동적으로 듣는 것입니다. 경청의 힘은 놀랍습니다. 특히 중요한 점은, 경청은 겉으로 보기에는 타인을 위한 기술 같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을 위한 기술이라는 것입니다.

발표한 분이 나와 같은 책을 읽었기 때문에, 그분이 정리한 내용을 경청할 때에 자연스럽게 내가 준비한 것과 비교하게 됩니다. 나 자신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되고, 지적인 자극과 사고의 확장을 경험하게 됩니다. 더 나아가, 나도 그 이야기에 덧붙여서 뭔가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그 내용이 생각납니다. 따뜻한 유대감이 만들어지고 상대방이 정서적으로 훨씬 가깝게 느껴집니다. 

* 공감과 반응

한분이 발표한 이후에는, 그 발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다른 분들이 이야기할 기회를 드립니다. 공감하는 부분을 이야기하셔도 되고, 또 조금 다르게 혹은 더 깊게 생각하신 부분들을 이야기하셔도 됩니다. 함께 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발표하신 분은 자신의 장점과 더 발전할 수 있는 부분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동체 안에서 격려를 통해서 발표자의 자존감이 높아지고, 더 열심히 하고 싶은 선한 갈망이 형성됩니다.

* 대화

북클럽의 꽃은 대화입니다. 북클럽의 대화는 몇가지 방법이 있지만, 리딩피플 북클럽에서는 대화식 토론과 양서 토론을 사용합니다. 양서 토론은 책의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고, 대화식 토론은 서로 이야기 나누듯이 자연스럽게 토론하는 것입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나눔" 그리고 "반응"은 모두 대화로 이루어집니다. 나눔과 반응이라는 대화 속에서 두 가지를 계속 염두에 두면 됩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책의 내용과 연결해서 나의 경험들이 생각이 날 것입니다. 각자의 경험 역시 충분히 좋은 대화의 소재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나누실 수 있습니다.

* 인도자의 역할

그렇다면 인도자는 이 과정에서 무엇을 하는 것일까요? 인도자는 끊임없이 보이지 않게 모임을 조율합니다. 너무 나서지도 그렇다고 너무 숨어 있지도 않습니다. 전체 모임이 잘 진행되도록 참여하시는 분들의 표정과 마음을 계속적으로 살피고 마치 보이지 않는 손처럼 모임을 이끌어 갈 것입니다.

* 모임 중의 질문, 그리고 질문의 힘

북클럽이 일반적인 강의와 다른 것은, 자유로운 질문과 대답이 있다는 것입니다. 함께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질문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또한 상대방의 발표를 들으면서 궁금한 것, 혹은 조금 더 깊이 알고 싶은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북클럽 안에서는 자유롭게 그것을 나누며 서로에게 질문할 수 있습니다. 

질문은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모임에 참여하는 태도를 만들어 냅니다. 어떤 주제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줍니다. 또한, 내가 가지고 있는 기존 지식과 새로운 지식을 연결하는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그뿐 아니라, 책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만들어주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물론 인도자도 질문할 수 있습니다. 북클럽을 인도하다보면, 굳이 인도자가 크게 개입하지 않아도 충분히 의미있는 대화가 오고 갑니다. 하지만 때로는 책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위해서, 때로는 더 풍성한 대화를 위해서 인도자는 여러 질문들을 드릴 것입니다. 인도자는 질문을 적재 적소에서 필요한 대로 사용합니다. 그 질문은 인도자가 사전에 준비해 가는 것일 수도 있고 혹은 즉석에서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부드럽게 질문 드리기 때문에 자유롭게 대답하실 수 있습니다. 

* 결론의 종합

이렇게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 정도 모임이 진행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참여하신 모든 분들이 발표를 하고 또 피드백을 하면서 충분한 대화를 나누었다고 인도자가 판단하면, 대화의 핵심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혹시 필요하다면 인도자가 결론을 조금 더 분명하게 종합해 드립니다. 그리고 함께 서로를 격려하면서 모임을 마무리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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